십자가의 길 (4편) 11-12-13-14처

주님 사순 성지주일에 성 호세마리아의《십자가의 길》 14처를 4편으로 정리해 올려드립니다. 4편 11-12-13-14처

제 11 처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심

제 11 처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심

이제 그들은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고 있으며, 죄수 두 사람도 그분과 함께 십자가 형에 처하여 좌우편에 한 사람씩 세워 놓습니다. 그러는 동안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 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루가 23, 2)

예수님을 갈바리아까지 오게 한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리신 후에도 그분의 모든 몸짓들과 그분의 모든 말씀들도 사랑이 가득한 것인데 그것은 침착하며 강한 사랑입니다.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족보도 없는 (히브 7, 3 참조) 영원한 사제에 어울리는 표정으로 그분께서는 온 인류를 향하여 자기 팔을 벌리십니다.

 예수를 못박는 망치질과 함께 이 성서의 예언적인 말은 메아리 칩니다. 

“손과 발이 마구 찔려

죽음의 먼지 속에 던져진 이몸은

뼈 마디마디 드러나 셀 수 있는데

원수들은 이 몸을 노려 보고 내려다 봅니다” (시편 22, 16-18)

 “내 백성이라는 것들아, 대답해 보아라. 내가 너희를 어떻게 했으며, 너희에게 무슨 못할 일을 했느냐?” (미가 6, 3)

그러자 우리의 영혼은 슬픔으로 찢어져서 진지하게 예수께 말씀 드립니다. “저는 당신의 것이옵고, 저 자신 전체를 당신께 드리옵고, 또 저는 기쁘게 저 자신을 당신의 십자가에 못박아서, 이 세상 한복판에서 당신께, 당신의 영광을 위해서, 당신의 구원사업에, 그리고 전 인류의 공동 구원사업에 바쳐진 영혼이 되겠습니다.”

제 12 처 

제 12 처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

 그 십자가의 맨 꼭대기 부분에 사형선고에 대한 이유가 기록 되어 있습니다. “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 (요한 19, l9) 근처를 지나가고 있는 모든 군중들은 그를 모욕하고 그분을 바라보며 비웃어댐니다. “저 사람이 이스라엘의 왕이래. 십자가에 서 한번 내려와 보시지” (마태 27, 42)

 죄수 중의 하나가 그분의 변호자로 나섭니다. “저분이야 무슨 잘못이...” (루가 23, 41)

그리고서는 예수님을 돌아보며 그 죄수는 믿음이 가득 찬 겸허 한 요청을 합니다.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루가 23, 42)

 “예수께서는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루가 23, 43)

그 십자가 밑에는 그분의 모친 마리아가 다른 거룩한 부인네 들과 함께 서 계십니다. 예수께서는 그분을 보신 후, 당신이 사랑하시는 그 제자를 보시고 당신의 모친께 말씀하십니다.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요한 19, 26) 그리고서는 그 제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요한 19, 27)

태양은 빛을 잃고, 어두움이 온 땅을 덮어 쌉니다. 오후 세시쯤 되어 예수께서는 부르짖으십니다.

 “엘리 엘리 레마 사박다니?’ 이 말씀은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입니다 (마태 27, 46)

 그리고서는 모든 것이 이제 거의 다 끝나갈 무렵에 그분은 성서의 말씀이 이루어지도록 말씀하십니다.

“목마르다” (요한 1938)

 군사들은 해면에다 초를 적셔서 히솝 풀대에 꿰어 가지고 그분의 입에 대어 드립니다. 예수께서는 그 초를 맛보신 다음 외치십니다.

“이제 다 이루어졌다” (요한 19, 30)

주님께서 크게 소리치실 때 성전 휘장이 찢어지고 땅이 진동합니다.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루가 23, 46)

그리고는 숨을 거두십니다.

희생을 사랑하십시오, 그것은 내적생활의 원천입니다. 그 십자가를 사랑하십시오, 그것은 희생의 제단입니다. 아픔을 사랑 하십시오, 그것을 그리스도께서 하셨던 것처럼 당신도 성작의 마지막 찌꺼기를 마실 때까지.

제 13 처 

 

예수의 성시를 십자가에서 내려 그분의 모친 팔에 안겨 드림

제 13 처 예수의 성시를 십자가에서 내려 그분의 모친 팔에 안겨 드림

 마리아는 십자가 곁에 서서 비탄 속에 빠져 계십니다. 그리고 요한은 그분 옆에 있습니다. 그러나 날이 저물므로 유대인들은 우리 주님이 거기서 옮겨지기를 강요합니다.

처형된 죄수의 장례에 대한 로마법률에 의해 요구되는 허가를 빌라도로부터 얻어 가지고,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며 아리마태아 출신인 요셉이라는 의회 의원이 갈바리아로 옵니다. 그 사람은 의회의 결정과 행동에 찬동을 한 일이 없었고,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며 사는 사람입니다 (루가 23, 50-51 참조) 언젠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고데모도 침향을 섞은 몰약을 백근쯤 가지고 그와 함께 옵니다 (요한 19, 39)

이 두 사람은 공개적으로는 주님의 제자로 알려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대단한 기적들의 현장에도 있지 않았었고, 예루살렘으로 승리의 입성을 하실 때에도 그분과 통행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일들이 악화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도망가 버린 때, 그들은 주님을 위해 그들의 명예가 손상 받게 됨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이 두 사람이 예수님의 시신을 내려서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모친의 팔에다 안겨 드립니다. 마리아의 비탄은 새로워집니다.

“네 임 어디로 갔느냐? 더없이 아리따운 여인아. 네 임이 간 곳을 알아야 함께 찾아보지 않겠느냐?” (아가 6, 1)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는 우리들의 모친이시니 우리는 그분을 혼자 계시도록 내버려 두기를 원치도 않고, 또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제 14 처 

 

예수께서 무덤에 묻히심 

갈바리아에서 아주 가까운 한 과수원 안에 아리마태아의 요셉이 바위를 파내서 만든 새 무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날은 유대인들의 엄숙한 과월절의 전야이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거기에 묻히십니다. 그리고서는 요셉은 큰 돌을 굴려 무덤 입구를 막아 놓고 가버립니다. (마태 27, 60)

제 14 처 예수께서 무덤에 묻히심

예수께서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이 이 세상에 오셨고, 또 아무 것도 없이, 하필이면 당신께서 쉬실 장소마저도 없이 우리 들한테서 떠나셨습니다.

우리들의 주님의 모친 - 나의 모친 - 과 갈릴레아에서부터 주님을 따라온 여인네들도 모든 일에 관해 조심스럽게 살펴본 후에 역시 떠나갑니다. 밤이 옵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우리들의 속죄사업은 성취되었습니다. 우리들은 이제 하느님의 자녀인데 그것은 예수께서 우리 들을 위해 죽으시고, 그분의 죽음이 우리들을 속량하였기 때문입니다.

“ Empti enim estis pretio magno!  값을 치르고 여러분의 몸을 사셨습니다” (1 고린 6, 20)

우리는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을 우리들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사랑을 통해 우리들 안에 살아계실 수 있도록 수행(修行) 과 통회를 통해 우리는 죽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때 우리는 모든 영혼들을 구원하는데 협조자 역할을 하기 위한 열성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남을 위해 우리들의 생명을 내 주어야 합니다. 오직 이렇게 해서만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살게 되고, 또 그분과 하나가 되어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