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주교의 10월 사목서간

알바로 복자의 시복식후 모두가 받은 은총에 감사하자는 취지의 서간이다

나의 영적 자녀들이여, 예수님께서 나를 위하여 여러분을 지켜주시기를 빕니다!

Ut in gratiarum semper actione maneamus! 친애하는 알바로 주교의 시복식에서 뚜렷이 느낄 수 있었던 하느님 사업의 하나됨에 대해 천국에서 끊임없이 감사를 드리시는 성 호세마리아께 우리의 마음을 일치시킵시다. 하느님께 더 많은 감사를 드릴수록, 우리는 더욱 더 하느님의 거룩한 뜻에 항상 모든 것에서 일치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 바오로의 말씀을 나는 읊조립니다. "나의 기쁨이 여러분 모두의 기쁨이라고 말입니다."[1] 성령으로부터 그리스도 약속의 실현으로서 열 두 사도에게, 그리하여 그들 안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오는 기쁨입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2]

이 착하고 충실한 종의 삶은 (우리는 이미 여러 번 이를 고찰하였습니다) 그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과 그에게 부여된 지상에서의 사명에 온전히 충실하였던 것으로 요약됩니다. 여기에서 우리들 중 많은 이들이 목도한 그의 흔들림 없는 평온과 기쁨이 나왔습니다. 교회는 알바로 주교가 복자들의 영광에 함께 들어있음을 선언하고 그를 충실한 그리스도인의 모범으로 현양하면서, 우리에게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기 위해 가야 할, 우리가 부르심 받은 그 길을, 이미 얻은 지상의 행복 속에서 재인식하게 합니다.

나의 친애하는 전임자가 1992년에 성 호세마리아의 시복식에서 느꼈던 것과 유사한 기쁨을 우리는 느낍니다. 그 때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성령의 열매(갈라 5:22 참조)인 그 기쁨이 너무도 깊고 내밀하여 우리는 마치 '기쁨의 바다'에 빠진 것 같았습니다. 우리의 영혼에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분명한 징표였습니다."[3] 똑같은 일이 우리 모두에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알바로 주교가 당시에 그랬듯이 주님께 청합니다. 이 기쁨이 시복식을 지켜본 전 세계의 수십만의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장소에서 감사 미사에 참례했던 사람들에게 퍼지게 하소서. 우리의 아버지의 거룩함을 인식하면서 지금 또 하느님께 이 날들이 모든 이의 마음에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기기를 간구합니다. 이 사건으로부터 오는 은총의 세례가 모든 이로 하여금 "기도하고 성사를 자주 보며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보다 나은 삶을 살도록, 요컨대, 하느님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4] 하기를 빕니다.

성 호세마리아는 항상 강조하였습니다. "기쁨은 그리스도인의 소유물로서 우리가 싸우는 한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평화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5] 따라서 우리가 이 시기에 가질 수 있는 구체적 결심은 운동선수와 같은 정신으로 매 순간 하느님께 다가가고자 하는 투쟁을 하는 것입니다. 일할 때나 쉴 때, 집에서나 사회생활에서, 매일의 크고 작은 일들에서, 우리 아버지 하느님을 향해 시선을 들어올리도록 합시다. 성 호세마리아의 가르침에 따라 복자 알바로의 모범을 보면서 다짐을 하도록 합시다. 그렇게 우리는 항상 평온하고 행복할 것이며, 우리 주위에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이 갖는 gaudium cum pace 기쁨과 평화를 씨 뿌리게 될 것입니다.

9월 27일 미사에서 시복식을 위해 교황님께서 나에게 보내신 편지를 읽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알바로 주교가 자주 입에 담던 화살기도를 언급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더 도와주십시오. 우리 모두는 그 장엄한 예식에서 이 말을 듣고 감동했습니다. 이 말은 내가 여러분에게 다가오는 수 개월간의 표어로 삼자고 제안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구체적 표현이며,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요구하시는 한층 깊은 회심의 통로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순간에 우리 가슴으로부터 힘차게 흘러나오는 일성입니다. 우리가 목격한 것에 대한 감사는 "영원한 임금이시며 불사불멸하시고 눈에 보이지 않으시며 한 분뿐이신 하느님께" 향하며 "[그분께] 영예와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6] 감사합니다, 성삼위일체님. 당신께서 사랑하올 이 당신의 종을 우리의 준거점이자 전구자로 만드시어 교회와 오푸스데이, 그리고 전 인류에게 주신 선물에 대하여. 지난 수일간 마드리드에서의 행사 그리고 영원한 도성과 다른 많은 나라에서 지금 치러지고 있는 감사미사와 새 복자의 시신 앞에서 기도하기 위해 성 에우제니오 대성전에 온 수천의 사람들과 함께, 우리는 이 모든 것에 대하여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성 호세마리아는 하느님 사업의 시작부터 이 정신을 몇 마디 짧은 단어로 응축하였습니다. Deo omnis gloria! Regnare Christum volumus! Omnes cum Petro ad Iesum per Mariam! 하느님께 모든 영광을 드리고자 하는 열망을 새로이 합시다. 매일 그리스도의 나라가 이 사회에서 현실이 되게 노력합시다. 교황과 일치하여 우리 어머니 성모님께서 우리를 예수께로 데려가시도록 합시다.

하느님께 이러한 결심이 구체적 행위로 이어지도록 은총을 청합시다. 성 호세마리아가 말했듯 "사랑은 달콤한 말이 아니라, 행위입니다."[7] 종종 하느님의 선하심을 통해 우리가 갖게 된 선의와 열정이 우리의 약함 때문에 충분히 멀리까지 다다르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알바로 주교의 말을 빌어 특히 매일 밤 양심성찰을 할 때 또 고해성사를 볼 때마다 하느님의 용서를 구합시다. 저를 용서하시고, 더 도와주소서. 이렇게 패배한 싸움이 승리한 전투가 되고, 하느님의 은총이 새로운 힘으로 우리에게 영적 투쟁을 다시 시작하도록 할 것입니다.

시복식을 위한 교황님의 메시지를 좀더 살펴봅시다. "감사합니다, 용서하십시오, 도와주십시오! 이 말들은 하느님을 중심에 둔 삶의 원칙을 표현합니다. 가장 큰 사랑을 체험하고 전적으로 그 사랑으로 살아가는 이의 삶, 인간적 약점과 한계를 경험하면서도 하느님의 자비에 의탁하고 전 인류 형제 자매 또한 이를 경험하기를 원하는 이의 삶입니다."[8] 교황님은 덧붙입니다. "복자 알바로 델 포르티요는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줍니다. 우리는 주님께 의탁해야 하고 주님은 우리의 형제요 친구이시며 절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고 항상 우리 곁에 계시다고 합니다. 시류에 거스르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고통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는 또한 일상의 단순함과 평범함 속에서 거룩함으로 가는 확실한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9]

10월 1일 오늘 아침, 시복을 위한 로마 예식에 참례하는 사람들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님을 알현하였습니다. 거기서 나는 교황님께 다시 한 번 나와 여러분 모두의 감사를 표하고 교황님과 그분의 지향을 위해 더 기도하겠다고 힘주어 말씀 드렸습니다. 나에게 보내신 교황님의 편지 마지막 줄에 또렷이 쓰신 대로 말입니다. "성직자치단의 모든 신자들, 사제와 평신도 그리고 그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나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동시에 나는 그들에게 나의 모든 사도적 축복을 내립니다."[10]

이 10월 초순에 아버지 하느님의 선하심에 의탁하며 감사 드리고 기도해야 할, 많은 기도를 해야 할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기쁜 마음으로 생각해 봅시다. 내일, 하느님 사업의 창설 기념일에 우리는 새로운 강도로 하늘에 감사를 올려야 합니다. 오후에 성 에우제니오 대성당에서 성체조배를 마치고 새 복자의 시신에 경배한 뒤 우리는 알바로 주교의 거룩한 시신을 성직자치단 교회 묘지로 옮길 것입니다.

또한 알바로 주교의 전구에 세계의 평화를 맡깁시다. 특히 신앙으로 인해 박해 받는 이들이 살고 있는 곳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10월 5일 시작하는 주교 시노드 특별회의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묵주기도를 통한 성모님께 대한 의탁이 교회가 전통적으로 묵주기도를 위해 정한 이 달에 새로운 활력을 갖기를 바랍니다. 신앙에 차서, 우리 어머니의 전구를 통하여 하늘에 우리의 청을 올립시다. 성령께서 시노드 교부들을 밝히시어 결혼과 가족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올바로 펼쳐내기를 청합시다. 이는 모든 곳에서 시민 사회가 하느님의 섭리가 가리키는 길을 다시 따라가도록 하는 최고의 중요성을 갖는 일입니다.

우리 기도의 준거점으로서 다른 무엇보다도 나는 여러분이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1980년 로마에서 치러진 주교 시노드의 결실인 사도적 권고 「Familiaris Consortio」에서 명확히 한 가르침을 상기하기 바랍니다. '새로운 법'의 성사인 그리스도교적 혼인은 하느님 흠숭의 행위이며 하느님께서 이 상태로 부르신 사람들을 위한 성화의 수단이자 길이라는 것을 강조한 후, 교황은 역설하였습니다. "부부가 이 성사로부터 그들에게 주어진 거룩함을 일상에 구체화할 은혜와 책임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동일한 성사는 그들에게 삶의 전체를 영적 희생으로 변모시킬 은총과 도덕적 의무를 부여한다."[11] 그리고 그 거룩한 교황은 덧붙이기를, 이것은 오직 부부가 회개와 화해의 성사, 그리고 성체성사에 끈기 있게 의지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12]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계속해서 가족기도(부부 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는 "세례성사와 혼배성사가 주는 일치의 요건이자 결과이다 . . . 가족기도는 그 목적으로 가정생활 그 자체를 담고 있으며, 가정생활은 모든 다양한 환경 안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이자 그 부르심에 대한 자녀적 응답이다. 기쁨과 슬픔, 희망과 좌절, 탄생과 생일 축하는 . . . 가족의 역사에 개입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표시하는 것이다. 이는 하늘에 계시는 모두의 아버지이신 분의 손에 가족을 의탁하여 내어 맡기고 감사와 청원을 드릴 적절한 순간으로 여겨야 한다."[13]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강조한 이러한 점들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다가오는 수 주 동안 모두의 기도를 인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친척, 친구, 지인들과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교황님과 긴밀히 일치하여 이를 통해 다가오는 시노드의 작업을 돕도록 합시다.

이 달 중에 있는 다른 기념일들을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사업을 인도하시는 하느님의 섭리는 너무도 경이롭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스스로 찾기 바랍니다. 그렇게 성 호세마리아, 복자 알바로, 그리고 이미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를 관상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가까이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모든 사랑을 담아,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2014년 10월 1일 로마에서

여러분의 아버지

+하비에르

[1] 2코린 2:3.

[2] 요한 15:10-11.

[3] 복자 알바로, 「사목서간」, 1992. 12. 1. (가족 서간 III, 226항).

[4] 위의 글.

[5] 성 호세마리아, 『대장간』, 105항.

[6] 1티모 1:17.

[7] 성 호세마리아, 『길』, 933항.

[8] 교황 프란치스코, 알바로 델 포르티요의 시복에 즈음하여 오푸스데이 단장에게 보내는 서한, 2014. 6. 26. 성 호세마리아 축일에 작성.

[9] 위의 글.

[10] 위의 글.

[11] 성 요한 바오로 2세, 사도적 권고 「Familiaris Consortio」, 1981. 11. 22., 56항.

[12] 위의 글, 57-58항 참조.

[13] 위의 글, 59항.